줄거리
개인의 기록을 전부 지우고 존재하지 않는 사람으로 만든 후 스스로 '고스트'가 된 여섯 명의 요원들이 악당들을 응징하는 액션 불록버스터다. 사실 이 영화의 줄거리는 이게 전부다. 주인공인 원(라이언 레이놀즈)이 억만장자가 되고 이 세상에 악당이 너무 많아 직접 응징하기로 작정한다. 스스로도 사망 처리하고 기록을 지운 후 다른 요원들을 포섭하여 같은 방식으로 세상에 없는 사람으로 만든다. 요원들은 라이언 레이놀즈가 리더로서 원으로 시작하여 투, 쓰리 등 숫자로 불린다. 6 언더그라운드의 목표가 정해졌다. 키르기스스탄이라는 나라의 독재자 무라트를 몰아내고 그의 동생 민주주의자 로박을 새로운 지도자로 내세우는 것인데 쿠데타가 쉽사리 될 리가 없다. 그들은 어떻게 목표를 달성할 것인가?
그냥 보는 영화
생각이 필요 없다. 처음부터 액션 장면이 한참 동안 계속된다. 액션도 현란하다. 스토리는 안드로메다로 보냈다. 시원하게 폭발하고 화려한 컴퓨터 그래픽, 차량 추격전 등이 지루할 정도로 계속된다. 마이클 베이 감독 영화라는 걸 감안해야 한다. 이 감독의 영화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콰이어트 플레이스(2018)
13시간(2016)
더 퍼지(2013)
트랜스포머92007)
아일랜드(2005)
더 록(1996)
나쁜 녀석들(1995) 등등.
이 중에 <더 록, 1996>을 제외하고는 평론가들에 혹평을 받았다. 나는 13시간도 괜찮게 봤다. 관객들은 팝콘을 먹으면서 보는 그냥 시각을 즐겁게 하는 감독으로 유명하다. 마이클 베이 감독의 영화들은 스토리는 생각하지 말고 그냥 보면 되는 영화들이 대부분이다. 뭐, 그것도 영화다. 꼭 생각하게 하고 감독의 의도를 찾아내려고 고심하는 그런 영화만 영화가 아니다. 그리고 어떻게 저런 발상을 할 수 있는지 탄복하게 하는 감독들도 있다. 그렇지만 컴퓨터 그래픽 작업으로 현란한 영상을 보여주므로 관객을 즐겁게 할 수도 있다. 마이클 베이 감돌에게 혹평을 하는 평론가들도 문제가 있다. 이런 영화에 무슨 평가를 한단 말인가? 즐기는 영화다. 물론, 그렇더라도 설정의 개연성과 스토리의 탄탄함이 있으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너무 많은 것 요구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 더 록>같은 영화가 있는가 하면 <트랜스포머>같은 영화도 있다. <더 록>도 전형적인 상업영화다. 시각효과를 트랜스포머같이 할 수 없을 뿐이다. 스토리도 나름 설득이 된다. 더 록에서 멋진 할아버지, 숀 코네리가 생각난다. 그리고 애드 해리스가 고뇌하는 군인으로 나와 주목받는다. 그러고 보니 마이클 베이 감독은 컴퓨터 그래픽, 시각효과를 대폭 줄이고 스토리에 중점을 둔다면 명장의 반열에 오를 수 있다. 그런 평가도 받고 싶지 않은가, 마이클?
클리셰는 보고 싶지 않다
클리셰를 사전적 의미를 찾으면 활자를 이용해 조판을 만들어 인쇄를 하던 시절에 만들어진 용어다. 쉬운 예를 들면 신문사에서 매일 정해진 인쇄 문구가 있는 것이다. '오늘의 날씨', 방송 프로그램', '오늘의 운세' 등 매일 정해진 인쇄 문구가 있는 것이다. 이 묶음을 미리 만들어 두어 빨리 조판을 한다. 이런 작업은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이런 활자 묶음이 '클리셰'다. 이 용어가 영화계로 넘어와 판에 박힌 표현을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하게 된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특히 마이클 베이 감독의 영화에서 많이 볼 수 있다.
위의 사진을 보면 많이 보는 장면이다. 할리우드발 킬링타임용 영화에 많다. 마지막 공격을 마친 후 본부와 교신이 안되어 암담한 분위기에 휩싸인 상태에서 공격팀의 생사를 포기하고 슬픔에 잠겨 있을 때 갑자기 유머 섞인 회신이 오면서 본부의 전 인원이 박수를 치고 포옹하고, 천만다행이라는 표정 아니면 절대 죽지 않았으리라 생각한 나의 생각이 맞았다는 표정으로 마무리한다. 본부 중에는 군사작전본부도 있고 백악관 상황실도 있고 NASA상황실도 자주 나온다.
여러분도 많이 봤다. <아마겟돈>, <인디펜던스 데이> 등의 마지막 장면이다. 그런 종류 말고도 클리셰는 많다. 악당이 주인공을 잡고 그냥 죽이면 끝날 건데 주저리주저리 앞으로 계획을 얘기한다. 결국 주인공은 기회를 잡고 기사회생하여 악당의 계획을 무산시키고 응징한다. 또는 주인공을 총으로 쏘면 되는데 총을 버리고 굳이 주먹으로 격투를 벌인다. 우리 사이에 총은 필요 없다는 식으로 주먹다짐을 한다. 결과는 뻔하다. 감독들이 의도적으로 만드는 것 같다.
아니, 이렇게 하지 않으면 안 되니까 어쩔 수 없이 하는 것일 수도 있다. 악당의 총을 들고 서있고 주인공은 무릎 꿇고 있다면 앞으로의 전개가 난감하다. 관객들을 설득시킬 수 있는 전개가 필요한데 풀어내기가 만만찮다. 그러다 보니 위와 같은 '클리셰'를 자주 보게 된다.
할리우드 영화에서 많이 나오는 것을 보면 미국 관객들이 이런 장면을 좋아한다고 생각하는 건 아닌지 의심스럽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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