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는 봐야 됩니다
L.A. 경찰국 강력계의 한나(알 파치노) 반장은 두 번의 이혼 경력과 순탄치 않은 세 번째 결혼 생활로 불안하고 우울한 일상을 이어간다. 어느 날 특급 우편 차량을 급습하는 사건이 일어나고 호송 요원 세 명이 살해되자 한나는 특유의 예리한 감으로 닐(로버트 드 니로)의 존재를 찾아낸다. 자신의 팀원들은 가족처럼 보살피는 빈틈없는 프로 범죄자 닐은 자신을 쫓는 한나를 비웃듯 따돌리는 용의주도하고 프로페셔널한 면모에 한나는 닐에 대한 관심과 승부욕이 생기기 시작한다.
줄거리를 너무 자세히 쓰면 영화를 볼 때 100% 비난할 것을 확신한다. 물론 웹상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자세하게 써놓은 글들도 많다. 나는 영화를 좋아하는 입장에서 차마 그러지 못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재미있다. 이렇게 잘 만든 영화도 드물다.
영화를 못 만들면 이상한 조합
설명이 필요 없는 마이클 만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이 영화를 만들기 몇 년 전에 만든 영화 <L.A. 테이크다운, 1989>과 그 이전의 <Thief, 1981>를 믹서기에 넣어 진액만 짜낸 영화로 보인다. 감독이 그때의 작품에 더 잘 만들 수 있었는데 하는 아쉬움이 있었던 게 아닐까 생각한다. 만약 그렇다면 깔끔하게 해소했다. 후련했을 것이다. 지금은 <엘에이 테이크 다운>을 보고 싶은데 보기 힘들다. 어쨌든 감독의 작품들을 보면 영화를 참 잘 만든다는 생각이 든다.
마이클 만 감독의 작품 중 간단하게 추려도 이 정도이다.
퍼블릭 에너미(Public Enemies, 2009)
킹덤(The Kingdom, Operation: Kingdom, 2007)
콜래트럴(Collateral, 2004)
에비에이터(The Aviator, 2004)
라스트 모히칸(The Last of the Mochicans, 1992)
이 영화는 보기를 강력하게 권한다. 포스터를 봤을 때 배우들을 보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알 파치노가 한나 반장으로 나온다. 말이 필요 없는 배우다. 출연한 두 작품만 골랐다.
스카페이스(Scarface, 1983), 대부(The Godfather, 1972)
영화를 전공했거나 영화에 대해 어느 정도 평론을 하는 사람들이라면 두 작품만으로 알 파치노에 대한 찬사든 비평이든 하루 종일 떠들 수 있을 것이다. 이 외에도 너무 많다.
로버트 드니로가 한나 반장의 숙적인 도둑들의 리더인 닐로 출연한다. 이 배우를 처음 본 영화는 디어 헌터(The Deer Hunter, 1978)다. 디어 헌터를 봤을 때 너무 강렬하게 봤고 배우는 기억나는데 나중에 로버트 드 니로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출연한 영화 세 편이다.
좋은 친구들(Good Fellas, 1990), 디어 헌터(The Deer Hunter, 1978), 인턴(The Intern, 2015)
너무 오래된 영화만 소개하는 것 같아 최근 작품도 넣었다. 출연한 작품 속에서 이 배우같이 모든 배역에 어울리고 소화하는 배우도 많지 않다. 액션이면 액션, 코미디면 코미디, 다 괜찮다.
발 킬머도 연기력과 인지도에서 처지지 않는다. 요즘은 옛날 같지 않다.
도어스(The Doors, 1991), 배트맨 포에버(Batman Forever, 1995) 등에 출연했다.
그리고 조연으로 존 보이트, 애슐리 쥬드, 나탈리 포트만, 톰 시즈모어 등이 나온다. 전부 주연급이다. 나탈리 포트만이 한나 반장의 딸로 나온다. 주요 배우와 감독만을 조금씩 언급했다. 감독과 출연진을 보면 영화를 실패하면 이상한 조합이다. 마이클 만 감독이 작정을 하고 만들었다고 봐야 한다.
이 영화에 무슨 사족을 달겠는가?
영화에서 뼈 있는 대사 한마디, 치밀한 복선, 풀어나가는 전개와 구성, 감탄할 수밖에 없는 반전, 배우들의 완벽한 연기 등 부족함이 없다. 영화를 많이 보다 보면 "저건 복선이고 저건 나중에 뭐가 있을 거야'"라는 예상이 맞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지금 영화들 중에서 이 영화에서 팁을 구해 만든 영화도 많으리라 생각한다. 특히 시가지 총격전 장면은 이후의 영화들에 교과서를 제시했다. 도심에서 총격전은 이렇게 만들어야 된다고 가르쳤다. 바이블이 되었다.
찰리 쉰과 마이클 빈 주연의 네이비 씰(Navy Seals, 1990)에서 부대원이 총으로 하는 모든 동작들, 예를 들면 침투해서 이동 시 총구 방향, 목표물을 겨냥할 때의 자세, 등이 관객들에게 신선하게 다가왔다. 왜냐하면 이전의 영화들은 대충 겨냥해서 발사해도 적들이 제압되는 영화들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군인들의 자세에 대한 진지함을 보여줬다. 이후의 모든 특수부대가 나오는 전투 영화는 전부 그런 자세로 나온다. 히트에서도 도심 총격전에서 겨냥해서 쏘는 자세가 다르다. 사실적이고 진지해진 것이다. 그 외에도 유명한 장면이 많고 설명할 수 없어 사진 몇 장으로 대신한다. 단단한 각본과 제작진, 배우들의 열연으로 만든 영화에 아쉬움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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