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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정사정 볼 것 없다(1999), "형사는 무조건 잡는거야!"

by 절대안가 2021. 1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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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비바람 치면서 은행잎이 휘날리는 도시의 어느 거리에서 살인사건이 터지고 경찰서 강력반은 난리가 난다. 물불 안 가리는 우 형사(박중훈)와 김 형사(장동건)는 사건과 관계있으리라 보이는 짱구(박상면)와 영배(안재모)를 붙잡아 심문하여 범인이 강성민(안성기)이라는 사실을 알아낸다. 우형사팀은 강성민의 애인인 주연(최지우)의 집에 잠복하지만 우 형사는 끈질기게 끝까지 추적하여 마지막 대전을 벌인다. 

 

감각적인 영상미로 완성된 스토리

감독인 이명세는 <나의 사랑 나의 신부>로 1991년 청룡영화상 신인감독상을 수상하면서 흥행감독으로 부상하였다. 하지만 성공한 작품보다 실패한 작품이 더 많았던 감독이다. 영화의 화면 연출을 더 중시하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평단이나 관객들로 하여금 영상은 좋은데 스토리가 부실하다는 평이 많았다. 강력반 형사들과 범인들 간의 거친 삶의 감독 특유의 감각적인 영상미로 풀어냈다. 그에 못지않게 스토리도 탄탄하다. 오래전 이 영화를 본 관객들이 기억하는 장면은 딱 두 군데다. 은행나무잎이 날리는 비 오는 거리에서 강성민이 걸어오다 계단에서 살인을 하는 장면과 억수같이 오는 빗속에서 진흙탕 결투를 벌이는 장면이다. 첫 장면에서 강성민으로 나온 안성기를 보고 너무 잘 어울린다고 감탄했던 기억이 있다. 안성기를 킬러로 만들 생각을 한 것이다. 또한 여기서 그  유명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BeeGees의 <Holiday>와 영상이 기가 막히게 들어맞는다. 이 장면은 영상으로 봐야 한다. 사진으로 보면 그 맛이 살지 않는다. 

 

그리고 두 번째  장면인 철길 결투는 상당한 시간 동안 이루어진다. 이 장면은 <매트릭스 3>에서의 빗속 결투와 같이 회자된다. 워쇼스키 감독이 이 장면을 빌린 것 아닌가 하는 말이 많았다. 사실이라는 워쇼스키 감독의 말을 기사에서 본 적은 없다. 그 정도로 격투 장면이 멋진 영상미를 뽐내는 영화를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명세 감독의 오랜 준비 기간을 거쳐 탄생한 <인정사정 볼 것 없다>는 1999년 청룡영화제 작품상과 촬영상, 남우조연상(장동건)을 수상했고 2000년 대종상영화제에서 촬영상을 수상했다. 감독의 스타일리시한 연출을 평단과 관객 모두에게 인정받게 되었다. 

 

 

 

맛깔나게 연기하는 배우들 

영화에서 누가 범죄자이고 누가 형사인지 모를 정도로 터프한 형사팀이 나온다. 그중에서 가장 매력적으로 나온 우 형사를 박중훈이 연기한다. 저돌적이고 물불 안 가리는 말투와 행동, 게다가 끈질기게 범인을 추적한다. 박중훈은 이런 막 나가는 캐릭터에는 최적화된 배우인 것 같다. 배역이 검사든 형사든 말이다. 비꼬듯이 비틀어서 하는 말투도 맛깔나게 한다. 

최근에 TV 드라마 <나쁜 녀석들: 악의 도시>에서 검사로 나온 적이 있다. 웬만한 영화보다 재미있었다. 그 드라마에서도 박중훈 ㅌ축유의 연기가 나온다. 캐릭터인 우제문 검사를 다시 보고 싶다. 마지막 장면에서 정태수(조동혁)를 만나 일 하나 같이 하자더니 아직 조용하다. 기다리고 있다. 

 

이 영화 개봉 후 유명한 장소가 된 부산 중앙동 40계단에서 살인 장면은 한동안 회자되었다. 안성기의 비장하고 단호한 칼부림 한 번에 송영창이 죽는다. 내가 안성기가 나온 영화를 전부 다 보지는 못했지만 안성기가 이런 역을 한 적이 있었나 하고 생각해봐도 기억나지 않는다. 사실 안성기에게 '킬러'라는 배역은 다소 생각하기 힘들다. 워낙 다른 영화나 광고에서 강단 있으며 정의로운 역이나 인자한 역을 많이 해왔기 때문이다. 이 캐스팅도 파격적이다. 영화에 서 너무 어울렸고 잘 소화했다. 진짜 킬러 같았다. 

 

박중훈과 안성기는 많은 영화를 같이 했다. 둘 다 서로 맞지 않으면 꺼릴텐데 진짜 잘 맞는 것 같다. <라디오스타, 2006>에서는 그냥 평생을 서로 의지해온 가수와 매니저였다. 굉장히 재미있게 본 영화다. 

 

강성민의 애인으로 최지우가 캐스팅되어 툭하면 울고 비명을 지르는 연약한 듯 보이는 캐릭터를 연기했다. 나쁜 남자, 킬러인 안성기 옆에 미모의 애인으로 최지우를 캐스팅한 것이다. 최지우도 잘 어울린다. 너무 남자들만 많이 나오는 얘기라서 한 명쯤 필요했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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