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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내셔널(2009), 지금도 어딘가 있을 것 같은 존재들

by 절대안가 2021. 10.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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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줄거리

주인공 샐린저(클라이브 오웬)는 영화가 시작되자마자 동료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당혹스러운 인터폴 수사관 샐린저. 동료의 죽음이 거대은행 IBBC를 조사하면서 생긴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는 돈세탁, 무기 거래, 테러 등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범죄가 실은 세계 금융권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IBBC은행과 관련되어 있다는 정보를 입수한다. 그리하여 맨해튼 지방 검사 휘트먼(나오미 왓츠)과 함께 수사를 시작한다. 베를린에서 밀란, 뉴욕, 이스탄불까지 불법적인 자금의 흐름을 추적하던 샐린저와 휘트먼은 IBBC은행의 거대한 실체에 조금씩 다가서게 되고, 정보를 위해 만나기로 한 사람들이 암살당하고 그 사람들을 죽인 킬러도 죽게 된다. 의외의 인물이 등장하여 암살의 대열에 합류했다 사라져 버린다. 연결고리를 잘라 원천적으로 접근을 막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죽어 나가는 사람들은 정보원이든 킬러든 누구에 의해 죽는지 조차도 모른다. 그들이 미국 정부는 물론, CIA, 러시아 범죄조직의 비호를 받으며 금융테러와 전쟁을 위해 심지어 살인까지도 서슴지 않음을 알게 된다. 전 세계를 뒤덮고 있는 IBBC의 그림자 속에서 벌어지는 추격전은 복잡하기 그지없다. 각 정부, 기관, 조직 등은 이 은행과의 연결점으로 인해 엄청난 스캔들이 벌어질 것을 알기 때문에 IBBC의 모든 것이 드러나는 것을 각자의 방식으로 막는다. 그래서 복잡하다. IBBC의 실체를 파헤치기 위한 샐린저와 휘트먼의 생사를 건 치열한 추격전은 그들의 목숨까지도 위협받는다. 

 

영화를 넘어선 현실

1991년 7월 영국 은행이 영업거래를 중단하면 드러난 파키스탄 은행 BCCI의 변태적 운영과 이 은행이 미국 중앙은행 격인 연방준비기금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워싱턴의 가장 큰 은행주식 소유 회사인 퍼스트 아메리칸 은행을 사들이게 된 경위 등이 밝혀지면서 전직 장관의 로비 활동, 그리고 정치적인 압력 개입 혐의와 더불어 의원들의 선거자금 수수 문제에 이르기까지 그 파문이 확산되어 워싱턴 정가는 벌집을 쑤셔놓은 듯했다. 

 

이 영화는 이 사건을 모티브로 만들어졌다. 실제 벌어진 일이고 역사다. 

 

어마어마한 스캔들이 터졌다. 영국 은행이 BCCI의 비행을 폭로하기 3년 전에 이미 미국 정부 수사기관이 BCCI의 정체와 미국 내 침투를 알고 있었는데도 왜 이에 대해 침묵해오고 있었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많은 의혹과 의문을 남겼다. 1988년에 플로리다주 한 은행이 마약밀매 자금을 합법화한 혐의로 지방 검찰관의 조사를 받은 결과 국제 마약조직과 결탁한 BCCI가 세운 은행임이 드러났고, 그 당시 관세청장이 상원 청문회에 나와 증언하는 자리에서 그 은행을 조사하면서 자기가 CIA에 BCCI의 정체를 물었을 때 당시 부국장이 "그자들이야 말로 막된 사기꾼이다."라고 답한 것으로 미루어 CIA가 모든 비리를 꿰뚫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더 황당한 것은 이런 BCCI를 상대로 CIA가 10여 년 동안 예금거래를  해 왔다는 점이다. CIA는 이란-콘트라 비밀 공작금을 모나코에 있는 BCCI 지점에 예치했다. 그 뒤 미국이 파나마를 침공하여 노리에가를 붙잡았을 때  그의 숙소에서 BCCI와 거래한 문서를 발견했으나 아무 말이 없었던 일도 있었다. <가디언>은 이 밖에 CIA가 영국인 스파이 5백 명에게 주는 월급을 BCCI 런던지점을 통해 지불해왔다고 밝혔다.

 

한국에서는 1991년 8월 지점인가취소로 의결한 금융통화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은행감독원은 BCCI은행 서울지점에 대한 영업소 폐쇄를 신청했다. 한국에도 지점이 있었던 것이다. 이 작은 한국에서 무슨 음모를 꾸몄을지 궁금하다. 

 

이런 의혹과 의심은 끝도 없이 나온다. 미국에서만 이 정도인데 전 세계적으로 얼마나 많은 비리와 음모가 이루어졌는지 짐작하기도 힘들다. 이게 현실이고 역사다. 영화나 소설보다 훨씬 무지막지하다. 그래서 창작자는 오늘도 머리를 쥐어뜯는다. 

이 장소는 영화에 자주 나온다

영화의 메시지

톰 튀그베어 감독의 영화 중에 아는 영화는 <클라우드 아틀라스(Cloud Atlas, 2012)>가 있고, 더 충격적으로 다가온 경우는 파트리트 쥐스킨트 원작인 <향수-어느 살인자의 이야기(Perfume: The Story of a Murder, 2007)>이다. 주연 외에 묵직한 조연들이 나온다. 출연하는 모든 영화에서 항상 무게 있는 연기를 하는 아르민 뮐러 슈탈, 그리고 피 한 방울 나올 것 같지 않은 올리히 톰센도 출연한다. 순간적으로 화면에서 눈을 떼면 볼 수 없는 벤 위쇼도 스쳐 지나간다. 

 

이 감독이 영화에서 말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음모의 상층에 있는 자들을 제거해봐야 더  치밀하고 악랄한 자들로 대체되고, 단지 정의감과 분노로 무장하고 음모를 파헤치는 개인들의 힘으로는 어떻게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정말 힘 빠지는 말이다. 관객들로 하여금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려면 두 번 다시 자리 잡을 수 없도록 응징을 해야 한다. 사자성어로 말하면 권선징악, 발본색원, 사필귀정 등 많을 것이다. 현실은 그리 되지 않는다는 것을 감독은 알고 있다. 메시지를 빼고 시원하게 만들 수도 있다. 오웬이 나오는 영화 <거침없이 쏴라! 슛 뎀 업(Shoot'Em Up, 2007)>같은 영화다. 한바탕 휘몰아치고 끝나는 영화는 많다. 

모티브가 된 사건을 봐서라도 그럴 수 없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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