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어느 날 밤, 두 사람이 총격으로 한 명은 죽고 한 명은 중상인 사건과 다음 날 아침 하원의원 스티븐의 보좌관이 출근길에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하원의원 스티븐(벤 애플렉)의 친구이자 워싱턴 글로브 신문사 기자인 칼(러셀 크로우)은 같은 회사 인터넷팀의 델라(레이철 맥아담스)와 취재 과정에서 두 사건이 연결되어 있음을 감지하고 파헤치기 시작한다.
조사 과정에서 죽은 보좌관 소냐가 하원의원 스티븐이 청문회에서 파헤치고 있던 군사기업에서 하원의원을 감시하기 위해 고용한 것을 알아 낸다. 소냐를 채용하게 된 과정, 그 이면에 있는 홍보회사 사장, 민간 군사기업의 이권 등이 얽히고설킨 복잡한 이해관계가 드러난다. 목숨의 위협을 느끼면서도 끝까지 전말을 밝힌 칼과 델라, 이제 워싱턴 글로브 신문만의 특종을 게재하면 끝나는 순간, 칼은 갑작스럽게 의구심을 품고 기사를 보류하면서 신문사를 나선다.
화려한 배우들과 대단한 제작진
러셀 크로우하면 떠오르는 영화가 있다. 글래디에이터(Gladiator, 2000)다. 이 영화로 러셀 크로우는 설명된다. 이후에도 많은 영화에 출연해 존재감을 드러냈지만 이 영화만큼 무게감을 가진 영화는 아직 없다. 이 배우에게 인생 영화인 것이다. 벤 애플렉 역시 많은 영화에 출연했고 영화 연출에도 인정받아 많은 상을 수상하기도 하였다. 영화의 감독으로, 배우로, 각본으로 전방위에서 자신의 능력을 뽐내고 있다. 사랑스러운 배우 레이철 맥아담스가 델라로 출연했다. 이 배역과 매치가 되는 배우이다. 사실 이미지상 스릴러를 직접 이끌어가는 배역, 이를테면 킬러 역은 어울리지 않는다. 로맨틱 코미디 이미지가 강하다. 나름 적절한 배역으로 보인다. 생글생글 웃으면서 어느 정도 당돌한 캐릭터가 어울리는 배우다. 상대 캐릭터가 쉽게 봤다가 당하게 하는 이미지다. 레이철 맥아담스라는 배우가 갖고 있는 인상은 넘지 못하는 벽이 있다. 외모와 이미지를 극복하려는 것보다 자신이 가진 장점을 최대한 발휘하는 게 맞다고 본다.
그리고 편집부 에디터로 나온 헬런 미렌은 많은 수식어가 필요없다. 어떤 장르, 어떤 배역에서도 어울리는 연기를 하고 이미지도 어울린다. 주연이면 주연, 조연이면 조연으로 그에 걸맞은 연기력을 뿜어내며 적절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영화에서 신문사가 세트라고 생각해본적은 없다. 그런데 신문사 사무실이 세트라니 놀랍다. 이는 제작진이 만들어 본 세트장 중에서 가장 정교하게 만들어진 것이다. 누가 봐도 신문사 같다. 수북한 서류더미와 벽을 뒤덮은 기사와 메모들과 인터넷팀의 깔끔한 책상은 현재의 이중적인 미디어 환경을 나타내고 있다. 실제 워싱턴 포스트 편집장의 조언으로 진행되었다고 한다. 세트장을 실제 신문사같이 만든 미술 감독 쉐릴 카라직, <브로큰 백 마운틴>으로 유수의 영화제에서 많은 촬영상을 수상한 로드리고 프리에토 등 최상의 제작진으로 영화를 만들어 냈다.
반전에 대한 감독의 심한 집착
이 영화가 개봉되기 전 모든 매체에서 대단한 영화라고 찬사를 늘어 놓았다.
"심장을 조이는 최고의 스릴러"
"2009년 최고의 웰메이드 스릴러"
"토니 길로이의 빈틈없는 시나리오"
"숨막히고 강렬하다"
"끝까지 흥분을 멈출 수 없다" 등 칭찬 일색이었다. 마케팅의 성과라고 볼 수 있다. 어떤 산업이라도 마케팅은 있다.
이 영화에서 다소 복잡한 인과관계는 집중하면 충분히 스토리를 따라갈 수 있다. 복잡하더라도 나름 짜임새 있는 구성이었다. 칼이 단서를 추적하는 과정, 가방 도둑의 죽음과 가방 내용물을 얻게 되는 과정, 결국 모든 것은 거대 군사기업과 정치권과 모종의 결탁 의혹 그리고 스티븐의 증언으로 마무리되었다.
여기서 무리한 비틀기가 나온다. 살인자의 정체가 드러난다. 그런데 이부분이 너무 과하다. 마지막 장면에서 충격적인 반전을 관객들에게 선물하고 싶은 심한 집착의 결과다. 오히려 군사기업과 정치권의 결탁을 더 파헤쳐 충격을 줄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 과정에서 생명의 위협을 느끼면서 긴장감을 줄 수 있는 적절한 액션도 더해지면 좋다. 결국은 언론이 파헤쳐 비리를 밝히고 결과는 관객의 몫으로 돌리는 것도 좋지 않았을까 한다. 이런 반전에 대한 집착이 다소 허탈하게 한다.
관객은 생각보다 수준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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