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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타유발자들(2006), 평생 만나면 안되는 인간들

by 절대안가 2021. 12.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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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성악교수인 영선(이병준)은 제자인 인정(차예련)을 새로 장만한 흰색 벤츠 자동차에 태우고 한적한 교외로 드라이브 간다. 신호위반으로 경찰인 문재(한석규)에게 걸리게 되고 문재의 옆을 빠른 속도로 지나가면서 욕을 한다. 차는 경찰 오토바이를 따돌리려고 옆길로 새어 인적 없는 강가에 차를 세운다. 

 

교수는 인정에게 흑심을 드러내고 인정은 놀라 벤츠에서 탈출해 숲 속으로 도망쳐 헤매게 되는데 교수는 인정을 차 안에서 기다리는 동안 행색과 행동이 섬찟한 비호감 사내들이 모여든다. 계속 차 안에서 머물다 나오게 되고 으스스한 인간들에게 둘러싸인다. 그동안 인정은 지나가는 순박해 보이는 봉연(이문식)의 오토바이 뒤에 타고 큰길까지 가기로 하는데 결국 도망쳐온 강가로 가게 되고 이미 와 있던 사내들은 봉연을 보고 인사를 한다. 

 

봉연이 사온 삼겹살 파티에 교수와 인정이 합석하게 되어 서로 모르는 척한다. 먼저 온 사내들이 타고 온 오토바이 뒤의 자루 속에서 학생(김시후)이 나오는데 이들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봉연은 그 학생과 교수에게 싸움을 붙인다. 학생이 교수를 때리고 나서 자기를 괴롭히던 놈들을 제압하여 모래사장을 파내고 그들을 전부 얼굴만 내놓고 묻는다. 봉연은 몸을 움직여 모래사장에서 팔을 꺼내어 삽으로 학생인 현재의 다리를 쳐 넘어지게 하고 몸을 빼낸다. 결국 네 명 다 몸을 빼내고 상황은 다시 제자리로 돌아간다. 구덩이에서 빼낸 벤츠의 트렁크에 태우고 가다 총소리에 차는 전복하게 되고 그 소리를 듣고 경찰인 문재가 달려오는데 현재가 자신의 총으로 봉연을 겨누고 있어 몸을 날려 봉연을 밀쳐서 총알을 피한다. 

 

괴롭힘을 당하던 학생인 현재는 경찰 문재의 동생으로 형의 총을 몰래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봉연은 과거 문재에게 엄청나게 괴롭힘을 당한 적이 있어 그의 동생에게 보복을 하려는 것이었다. 문재도 모여있는 사내들과 같은 부류인 것이다. 결국 문재는 봉연을 까무러칠 정도로 때리고 동생을 태우고 떠난다. 

 

그 와중에 영선과 인정은 이들 사이에 벌어진 살벌한 광경을 전부 겪는다. 마침내 문재가 나타나면서 상황이 마무리되고 전복하여 엉망이 된 새로 뽑은 벤츠에 타고 견인차에 실려 간다. 영화를 보면 아는데 성악교수인 영선이 곧 죽을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영화 그 자체만 본다

낯선 곳, 낯선 자들에게서 오는 두려움과 살벌함 속에서 팽팽한 긴장을 조성한다. 어떠한 말로도 설득할 수 없는 인간들을 만나고 그들이 억지를 부리고 친절을 베푸는데 불편하다. 어떻게든 빨리 벗어나고 싶은데 안 된다. 그냥 말로 불편하게 하지 않는다. 항상 폭력이 동반된다. 직접적이든 영화에서와 같이 현재를 괴롭히면서 옆의 영선과 인정에게 보여주는 것이고 그들 사이에서도 서열로 과감하게 폭력을 휘두르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시위하는 것이다. 범죄조직을 다루는 영화에 더러 나오는 상황 설정이다.

 

이 영화의 캐릭터들과 같은 인간들을 만난다는 것은 상상조차 하기 싫다. 등장인물 중 구타를 유발시키지 않는 사람은 인정과 문재 동생 현재 두 명이다. 현재가 총을 숨기고 간 것도 이해할 수 있다. 교수인 영선도 주먹을 부른다. 물론 나머지 인물들에 비하면 소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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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의 캐릭터 중 백미는 봉연(이문식)과 오근(오달수)이다. 오달수는 등장부터 충격적이다. 쥐에게 쥐약을 먹여 풀고 매가 그 쥐를 먹고 나서 땅으로 떨어지면 몽둥이로 쳐서 잡는다. 행색도 공포스럽다. 교수로부터 뺏은 용각산 통에 쥐약을 담는다. 나름 반전을 준비했다. 하지만 저걸 먹고 누군가 죽겠구나 하는 예상은 된다. 오히려 문재와 봉연의 관계가 반전이었다. 둘 사이의 오래된 원한관계가 결국 이런 결말을 맺게 된다. 

 

봉연의 등장은 순박하지만 갈수록 점입가경이다. 말 한마디한마디가 대응하기가 쉽지 않다. 어떤 말을 해도 먹히지 않는다. 봉연의 답은 너희를 어떻게든 괴롭힐 것이라고 정해져 있다. 영선의 호소도 설득력이 부족하다. 또 다른 섬뜩함을 부른다. 이문식 배우의 내공이다. 정말 그런 인간으로 보인다. 오달수, 이문식 두 배우의 연기력은 대단하다. 허술한 역도 잘하고 이렇게 비열하고 비호감 역도 잘하고 인정스런 역도 잘한다. 대단한 배우들이다.

 

한국의 배우층이 갈수록 두터워진다. 계속해서 멋진 배우들, 특히 조연에서 많이 나온다. 탁월한 조연의 두터움은 영화를 풍성하고 맛깔나게 만든다. 감독의 입장에서도 편안하게 영화를 만들 수 있다. 이 영화가 2006년 작인데 그 이후 많은 명작들이 개봉했으며 새로운 명배우들이 배출되었다. 한국사람들은 유독 영화를 사랑한다. 국민들이 영화를 사랑하니 발전하지 않을 수 없다.  영화에 관계된 모든 요소들은 관객의 수준을 넘어야 인정을 받을 수 있으니까 한국의 영화 제작 환경이 만만찮다. 관객이 만만찮다 보니 영화도 만만찮게 된 것이다. 지금의 K콘텐츠의 위상은 시청자, 관중, 관객으로부터 나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앞으로 더욱 발전하리라 확신한다. 

 

그런데, 살아가면서 어디든지간에 봉연과 오근은 만나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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